불교에서는 기부하는 행위에 대해 여러 가지 이름이 있다.
공양, 시주, 보시 등이 그것이다. 그중에서도 절에서 밥먹는 것을 ‘공양’이라고 한다. 공양은 누군가를 떠받드는 것을 의미하는데, 불교에서는 특히 스님들께 음식을 드리는 것을 뜻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절에서는 내가 밥을 먹는 것도 공양이라고 한다. 왜 그렇게 불리게 되었을까. 필자가 불교미술사를 공부하기로 마음을 먹은 초기에 절을 찾았을 때 “스님, 저는 미술사를 공부하고 있는데, 법당에서 사진을 좀 찍어도 되겠습니까?” 하고 여쭤보면 스님들은 마지못해 허락해 주시면서 늘상 내게 “근데 공양은 했는가?” 라고 물어보셨다.
공양의 원래 의미만 아는 나에게는 당연히 내가 부처님께 뭔가를 드리는 행위로만 알고 있었기 때문에 스님께서 법당에서 사진을 찍기 전에 불전함에 돈이라도 넣고 사진을 찍으라는 말씀으로 알았다. 그래서 “아직 안 했습니다”라고 하면 “아직 공양할 수 있을테니, 가서 공양 먼저하고 사진을 찍으시게”라고 재차 강조하셔서 “아, 사진 찍기 전에 돈을 꼭 내야하는가보다”라고 오해했던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아직 공양간에 가면 식사를 할 수 있으니 식사 먼저하고 그리고 조사를 하라는 배려의 말씀이셨던 것이다. 마지못해 사진 찍는 것을 허락해주면서도 밥을 꼭 챙겨 먹이려는 스님들의 배려가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감사한 것이었다.